아름다운 혼 B군 이야기 2009/04/02 00:56
나비부인에서 모티브를 얻은 소설. 무한카논 시리즈 그 두 번째 "아름다운 혼"이다.

이 책의 저자인 시마다 마사히코는 현재 내가 쓰는 닉네임 "B군"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로코코 거리"를 썼다.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그 책을 읽고 나서 곧바로 빠져버렸다. 그 독특한 소재와 전개 방식은 여지껏 소설에서 접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장르소설을 뛰어넘는 그 무언가를 볼 수 있었다. 단지 글만으로 가상의 세계를 묘사한다는 게 나로선 신선했고 그것이 나의 닉네임, 블로그 네임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이번에 새롭게 번역되어 출간된 소설 역시 그의 구성력과 문장력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기백년에 걸친 집안 역사와 그와 관계되는 사건들의 전개는 그 어떤 소설보다 나를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무한카논 1부 혜성에 사는 사람들을 읽은지 몇 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읽게 됐지만 책장을 펴는 순간 이전의 기억들이 거짓말처럼 되살아났다. 등장인물, 사건 전개, 1부의 끝부분...

책을 구입해놓고 언제 읽을까 고민 고민을 하며 망설이다가 구입 후 한 달이 지난 오늘에서야 첫 장을 넘긴 소감이다.

또 어떤 식으로 나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지만 아직까지 내겐 그와 같은 큰 감동을 표현할 수 있는 글솜씨는 없는 것 같다.


버스에 앉자마자 가방의 지퍼를 열고 책을 꺼내어 책의 하드커버를 넘긴 후 인쇄된 날짜를 확인한다.
종이를 빠른 속도로 넘기며 고급스럽게 제본된 책의 느낌을 손끝으로 먼저 느껴본다. 이후에 중간을 펼치고 책냄새를 맡음으로써 책을 읽을 준비는 끝이 난다.
전작을 읽은지 5개월여 지났지만 내겐 아직 또렷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주인공 가오루가 미국으로 떠나면서 그의 친구들과 작별 인사를 하는 장면. 그가 갖고 있었을 두려움 그러나 그의 유전자는 그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과거와 현재 동시에 진행되는 가오루와 후미오의 이야기.
한 사람은 운명이고, 한 사람은 운명을 숙명으로 받아들인 가오루의 딸이다.
'그래,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는구나.' 후미오의 시점에서 2부가 시작된다.
후미오 또한 깊은 결심을 한 모양이다.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를 찾기 위해서.
얼마 안 있어 이야기는 가오루를 좇는다. '어떻게 될까? 아니지 어떻게 그녀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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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루는 7년 동안 자신이 그토록 기다렸던 후지코를 만나고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다.
뭔가 밋밋한 느낌 그러나 바로 이어지는 대화 내용

"약속해줘. 늘 내 편에 있어준다고."
"내가 어떻게 후지코 씨의 적이 될 수 있겠어?"
"지금 가령 우리가 서로를 사랑한다 해도, 앞으로 우리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 ... ...만에 하나 우리가 서로를 적대시하게 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해도, 우리 의지로 서로 돕고 서로 지켜줄 수는 있어. 가오루, 그렇다는 거, 믿니?"
"사랑이 끝나도, 서로 같은 편일 수 있다는 뜻이야?"
"응. 왜 그런 걸 묻는지 궁금하겠지. 사랑이란 감정이 기우는 대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행위인지도 모르지. 하지만 나는 사랑을 감정의 유희라고는 생각할 수 없어."
... ...
"고마워. 이 약속은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 서로가 약속을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는, 비밀이 지켜지는지 보면 알 수 있을 거야. 소중한 약속은 단단히 잠가둬야지. 쉽게 깰 수 없도록. 약속을 평생 지키기는 어렵겠지. 약속 자체를 잊어버릴 수도 있겠고. 그러니까 이 약속은 비밀에 부치고, 그 비밀을 꺠고 싶어질 때마다 진짜 지켜야 하는 약속을 떠올리는 거야."

이 대목을 읽는 순간 내 기억 한 구석에 숨어있던 무언가가 꿈틀대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 약속은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더군다나 사랑하는, 사랑했던 사람과 한 약속이었다면...

"두뇌가 한참 잘 돌아가던 젊은 시기에 보냈던 시간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정부를 규탄하는 유인물을 쓰고, 가치 있는 그 무엇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져버린 이런저런 조직을 만들고, 거리 시위와 집회를 여는 데 썼던 그 많은 밤과 낮. 그 시간들이 쌓여 오늘의 내가 되었다."


... 중략 ...

"내가 만약 지금 대학에 들어가는 청년이라면 무엇을 할까? 학문을 하는 데 필요한 영어 실력을 기르고, 수학과 라틴어와 한문을 공부하고, 철학과 물리학 분야의 고전을 읽을 것이다. 우주와 세계의 질서, 국가와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데 필요한 지식 탐구의 도구를 풍부하게 갖추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이다. 세계 시민과 소통할 정신적, 학술적, 문화적 능력이 있는 지식인.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우리 나라 내에서 지성인이라 불리울 수 있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그의 자전적 성격을 띄고 있는 이 책은 그가 헌법의 중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지난 6년간 겪었던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담은 에세이다.

부제(유시민의 헌법 에세이)에서 볼 수 있듯이 헌법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현 정부가 헌법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가.
말로는 법치주의하는데 실제로도 그런가 하는 것들을 헌법 조문을 소개하며 설명하고 있다.

우리 나라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다음과 같은 선서를 해야 한다. (헌법 제69조)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헌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대통령이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반드시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주권자인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헌법 제11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를 시작으로 37조에 이르기까지 주권자로서 행사할 수 있는 기본권을 헌법이 명시하고 있다.

현 정부와 집권당이 말하는 법치주의는 국민을 속박하는 틀이다.
헌법은 국민을 속박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 국민이 주권자인 민주공화국 내에서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후불제 민주주의"
주권자인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올바른 민주주의 사회를 위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생각해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