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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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정유정 (은행나무,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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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년의 밤의 의미를 알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단번에 읽어갈 수 없는 내용들, 짐짓 지겨울 수도 있는 각 인물들 간의 세밀한 묘사. 갑작스런 상황의 전개.
처음엔 이건 뭔가 싶을 정도로 읽기 싫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당췌 짐작할 수 없는 결말과 초반에 등장한 사형수에 대한 사연이 알고 싶어졌다. 그것이 나로 하여금 이 소설을 끝까지 읽게 한 원동력이었다.
마지막 장을 덮은 후 느낌은, 그래도 나쁘지 않은 소설을 읽었구나. 소설이라는 게 참 쓰기 힘들겠구나 라는 것이었다.

책 제목을 검색하면 화려한 수식어가 등장한다.
리뷰들을 읽으면서 내가 장르소설하고 잘 안 맞나 싶기도 하고, 내가 읽은 책이 그렇게 큰 소설이었나 싶다.
책을 받아들면 맨 먼저 몇 쇄를 찍었는지 확인을 하곤 하는데, 내가 산 책은 33쇄였다.
거창한 리뷰들을 읽고 산 독자들은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어떤 이는 끝까지 놓아주지 않는 긴장감에 숨을 쉬기 힘들었다고 한다.
또 어떤 이는 조금 오버스러운 표현이 거슬렸다고는 했지만 그 세밀한 구성만큼은 좋았다고 한다.

앞으로 누군가가 이 책을 읽기 위해 리뷰를 말해달라고 하면, <7년의 밤>은 책과 호흡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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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해봐야 아는 것과 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을 나눌 수 있을까.
배움을 통해 간접경험을 하게 되므로써 우리는 일일이 수많은 경험을 하지 않아도 어떠한 것을 알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다만 그 간접경험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달라서, 꼭 해보라고 하는 것을 해버리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 굳이 하지 말라는 것을 기꺼이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우리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머리를 가지고 있다. 그로 인해 원하지 않는 상상까지 갖게 되었는데, 이 상상력은 어떠한 경험을 해보지 않아도 마치 하는 듯한 기분을 갖게 해준다.
영화 '인셉션 '처럼 결국 꿈 속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 있는 가 하면 그 꿈을 현실로 이루어 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지난 주, 부산, 진해, 봉하마을을 둘러보고 왔다.
몇 번씩 가본 곳이지만 그 때의 기억들과 내 안에 욕구를 분출하고자 기어이 찾아갔다.
다녀온 뒤의 기분은 그저 내가 상상하고 있는 것을 실행했다 라는 느낌밖에 남아있지 않다.
 물론 다른 특별한 하나가 있긴 하다.

기억.
난 그곳에 나의 기억을 남기고 왔다. 단순히 상상 속에서 느끼는 것으론 할 수 없는 일이다. 더불어 그 상상 안에 내 기억을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기억이 주는 특별한 의미는 결국 우리를 움직이게 만든다.
그러니깐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기억을 추억삼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경험은 소중하다는 것이다.

좋은 경험, 아픈 경험. (물론 여기서 트라우마가 될 만한 경험은 제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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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난시가 심하다. 눈이 부시다거나 하는 일은 없지만 으례 조심하게 된다.
라섹 수술 후 3일 연휴를 마치고 지금까지 계속 회사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데 굉장히 힘들다.
치료용 렌즈를 빼기 전까지는 인공눈물을 하루에 3개씩은 기본으로 써야 했다.
아무래도 렌즈를 끼면 건조함이 더 심해지는 것 때문일 것이다.
렌즈를 뺀 이후로 인공눈물은 안 쓰고 하루 네 번 소염제를 넣고 있다.
컴퓨터 모니터를 오래 바라보면 글씨가 점점점점.... 흐리게 보이면서 굉장히 짜증이 나는데, 이 소염제를 넣으면 좀 나아지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역시나 불편함은 어쩔 수 없다. 안경 따위의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다. (안경을 쓰면 난시가 더 또렷해진다....;)
하도 짜증이 나서 병원에 전화를 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뭐 .."기다려달라." 
현재 시력은 책상 위에 놓여진 노트북의 글씨를 들여다 볼 정도...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숙여지는 고개.
수술 후 2주일이 지나자 라식할 걸... 이라는 안타까움이 물밀 듯이 몰려온다.
한 달째 내 시력은 어찌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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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모니터를 봐도 눈부심이 전처럼 많이 느껴지진 않는다.

내가 받은 시술은 무통M라섹 + 웨이브프론트 그리고 혈청안약까지 해서 87만원. 안약 등 약제비용이 4만2천원.
이 외에 선글라스를 구입하면서 20여만원을 지출한 건 부가지출.

 
21일 수술을 받고 22일 아침 10시에 막춰 안과를 찾아가니 대기 환자만 30여 명쯤 되어 보였다. 후덜덜..

이런 저런 옵션을 다 넣어도 다른 안과 기본 비용 수준의 저렴한.... 비용.

다만 원장 선생님은 라섹을 적극 권유. 라식은 거의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덩달아 라식을 하고자 했던 나도 라섹을 해서 회복기간이 조금더 걸리게 되었다...

내일이 출근인데 아직 모니터의 글자가 잘 보이지 않아 조금 걱정이 된다.

수술대 위에 누워 경험한 의사선생님의 노련한 손놀림과 기타 경험담을 정리해서 올릴 예정이다.
다음 주 중 시력회복이 어느 정도 되면 트위터에 올렸던 짧막짧막한 내용을 종합할 것이다. 몸에 칼을 댄 첫 수술이었던 만큼 이런 저런 쓸 이야기들이 조금 있다.
더불어 앞으로 시력교정술을 받을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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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뉘이고 쉬게 해주는 집으로, 오는 길은 나에게 편안함을 가져다주죠. 하지만 그 뿐이에요. 집에 막상 들어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맥북을 들여다보는 일 입니다. 다른 것을 해보려 애를 써보지만 이내 꾸벅꾸벅 졸아버리고 말아요. 그래서 난 카페에 가죠. 번화가에 가면 한집 걸러 카페가 하나씩 보이지만 내가 앉을 곳은 없어요. 가득 찬 테이블과 그만큼 공간을 꽉 채우고도 넘치는 소음들.

작은 카페가 좋아요. 주인이 만들어주는 커피는 나에게 그맛을 기억하게 만들죠. 앞으로 계속 올 거니깐 기억해야 해요. 그리고 얘기해요.
"오늘의 커피는 좋았습니다." 

한 잔의 커피에는 내 시간이 담겨있어요.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내가 있어야 할 시간도 같이 줄어들죠.
적당히 나눠서, 식어버리기 전에 잘 나눠마시고 나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집중해서 사용하게 되는데 이때쯤, 어김없이 리필을 물어봅니다. 커피를 아무리 마셨어도 그걸 거절하긴 힘들어요.
어디가서 케냐AA를 단돈 5천원에 리필까지 해서 마실 수 있겠어요.
이곳이니깐 가능한 거예요.
10시 55분이 되면 그곳에서 나옵니다. 집까지는 십여 분.

지난 23일은 눈이 많이 왔어요. 난 그 눈을 그 카페에 앉아 감상했어요.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창틀 밖으로 휘날리는 눈발을 보며, 감히 최고의 눈 구경이라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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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면들은 혼자봐야 온전히 느낄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은 누군가와 같이 있지 못해 아쉬워하고 그리워하죠. 아마도 누군가와 공유를 하고 싶기 때문일 거예요. 공유.. 누군가와 느낌과 기억을 나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두근거리는 일이에요. 하지만 있는 그대로 느끼기 위해선 혼자일 때가 유리해요.
느긋하게, 넉넉하게 즐기는 법. 요즘 생각하는 것이에요.

일상의 경험이 주는 것들은 생각보다 많아요. 어느 순간이면 문득문득 떠오르는데, 노트를 펴고 이것을 빠르게 적어나갈 때는 말 못할 희열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영화를 보고 차를 마시고 책을 읽는 일. 몇 년 전엔 생각도 못했던 일이지만 이렇게 잘 하고 있어요.
조금더 나아가 이젠 내 집을 바꿔볼 생각이에요. 상상력을 주는 집.. 집.. 집 집...Home that I can get ide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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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신은 아직도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나의 마음이 그렇다고 대답할 수밖에요.
공허한 나의 마음에 불을 때워줄 땔감이 그것이라고.
그렇게 태우고, 다 되면, 하나도 남아있지 않게 된다면, 그땐 달라져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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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왜 난 몰랐을까요.
미처 알 수 없었던 걸까요.
아니면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걸까요.
몇 년이 지난 후에야 문득 그대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가슴을 부여잡았습니다.

300일째 되던 날.
난 그대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습니다.
이제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그대와의 시간이 소멸해감을 느끼고, 아련한 기억으로 자리잡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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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유리로 된 커피숍 창가에 앉아 지그시 감은 눈을 애써 뜨지 않으려 노력한다.
커널형 이어폰은 귓속에 알맞게 자리잡고 내몸에 리듬을 주입한다. 고개와 가슴이 웨이브를 타고 목은 앞뒤로 움직인다. 이 흐름은 굳이 글로 표현하지 않아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노랫말이 잦아들자 커피향이 느껴진다. 주저없이 눈을 뜨고 커피잔을 응시한다.
잠깐 어떤 맛일지 생각을 하며 내가 원하는 진하기의 커피이기를 바래본다.
입으로 잔을 가져간다. 먼저 커피의 열기가 느껴진다. 뜨거운 아메리카노가 담긴 잔에서 나오는 열기는 누구든 멈칫하게 만든다. 그렇게 찰나의 시간이 지나면 커피향을 호흡하게 된다. 처음엔 잘 못 느끼지만 두 번, 세 번째 호흡을 하면 그 향의 깊은 곳까지 느낄 수 있다.

이윽고 입가에 댄 커피잔을 슬며시 기울이고 입술을 약간 오므려 매우 뜨거울 지도 모를 커피물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오므린 입술 안에서 공기를 천천히 빨아들인다. 그 들숨을 타고 들어온 커피가 혀에 닿으면 숨을 잠시 멈추고 혀를 이용해 입안을 돌린다. 입 안에서 커피를 즐기는 동안 내 혀는 본능적으로 타액을 만들어낸다.

묽어진 커피를 목으로 넘겨보내고 다음을 마실 준비를 한다.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음악.

창밖으로 사람이 하나 둘 지나간다. 힐끔힐끔 행인들을 쳐다볼 뿐이다. 그들이 나를 못 보길 바라는 마음이 들 때면 고개조차 들지 않는다.
이렇게 보내는 혼자만의 시간.
테이블 위에는 책이 있고, 주머니 속엔 아이폰이 들어있다.

무엇이 또 필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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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이 넓은 모자로 뜨거운 태양빛 아래에서 앞을 볼 시야를 확보했다. 이어 얇은 티셔츠로 가릴 수 없는 팔은 신축성 소재로 만들어진 토시로 감싸주었다. 길게 호흡을 한다. 후끈한 공기 속에 짭짜름한 소금기가 느껴진다. 옆사람을 바라보니 땀으로 흥건하게 젖은 목이 반짝 빛나고 있다.

거문오름, 기생화산을 제주에서는 오름이라 부른다. 거문오름은 여러 추측이 있지만 '검다'라는 말이 변형되어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게 유력하다.

제주 300여 개 오름 중 유일하게 사전 등록을 통해 제한된 인원만이 출입할 수 있는 곳.
그곳으로 간다. 우리 나라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을 간직한 곳.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안내인을 따라 거문오름 속으로 들어간다.
가는 동안 틈틈히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우리가 이곳이 주인이 아님을 누차 강조하며 조용히 둘러보고 올 것을 일러주었다.

안으로 들어오자 오름을 지키고 있는 나무들이 뜨거운 태양을 가려준다.
애써 감출 필요가 없는 팔토시를 걷어올리고 같이 호흡한다. 그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용암이 굳어진 땅 위에 자리를 잡은 저 나무들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땅속에 감춰야 할 뿌리조차 밖으로 드러낸채 양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오름 위에 만들어진 숲속 어딘가에 살고 있는 저 새들은 제마다 다른 소리를 내며 목청을 한껏 울리고 있었다. 안내인은 소리만으로 구분을 할 수 있었다. 그의 내공에 감탄할 따름이다.

그저 둘러보기만 한 오름에서 만져볼 수 있는 게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초록잎사귀들
각자 이름이 있었을 테지만 난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들이 뿜어낸 향은 잊혀지지 않는다.
조금 미안하지만 그 향을 맡기 위해 잎을 훑으며 잔뜩 자극을 주었다.
흔들면 향을 뿜어내는 로즈마리처럼, 그와는 완연히 다른 향을 뿜어내는 그 이름 모를 잎사귀들.

새해가 밝은 2012년 1월 첫째날, 책상 위에 놓인 로즈마리를 보자 문득 그 잎사귀들이 생각났다.
'흔들고 자극을 해야 하나..' 불현듯 떠오른 생각도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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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하다. B군 이야기 2012/01/0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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