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뉘이고 쉬게 해주는 집으로, 오는 길은 나에게 편안함을 가져다주죠. 하지만 그 뿐이에요. 집에 막상 들어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맥북을 들여다보는 일 입니다. 다른 것을 해보려 애를 써보지만 이내 꾸벅꾸벅 졸아버리고 말아요. 그래서 난 카페에 가죠. 번화가에 가면 한집 걸러 카페가 하나씩 보이지만 내가 앉을 곳은 없어요. 가득 찬 테이블과 그만큼 공간을 꽉 채우고도 넘치는 소음들.

작은 카페가 좋아요. 주인이 만들어주는 커피는 나에게 그맛을 기억하게 만들죠. 앞으로 계속 올 거니깐 기억해야 해요. 그리고 얘기해요.
"오늘의 커피는 좋았습니다." 

한 잔의 커피에는 내 시간이 담겨있어요.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내가 있어야 할 시간도 같이 줄어들죠.
적당히 나눠서, 식어버리기 전에 잘 나눠마시고 나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집중해서 사용하게 되는데 이때쯤, 어김없이 리필을 물어봅니다. 커피를 아무리 마셨어도 그걸 거절하긴 힘들어요.
어디가서 케냐AA를 단돈 5천원에 리필까지 해서 마실 수 있겠어요.
이곳이니깐 가능한 거예요.
10시 55분이 되면 그곳에서 나옵니다. 집까지는 십여 분.

지난 23일은 눈이 많이 왔어요. 난 그 눈을 그 카페에 앉아 감상했어요.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창틀 밖으로 휘날리는 눈발을 보며, 감히 최고의 눈 구경이라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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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면들은 혼자봐야 온전히 느낄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은 누군가와 같이 있지 못해 아쉬워하고 그리워하죠. 아마도 누군가와 공유를 하고 싶기 때문일 거예요. 공유.. 누군가와 느낌과 기억을 나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두근거리는 일이에요. 하지만 있는 그대로 느끼기 위해선 혼자일 때가 유리해요.
느긋하게, 넉넉하게 즐기는 법. 요즘 생각하는 것이에요.

일상의 경험이 주는 것들은 생각보다 많아요. 어느 순간이면 문득문득 떠오르는데, 노트를 펴고 이것을 빠르게 적어나갈 때는 말 못할 희열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영화를 보고 차를 마시고 책을 읽는 일. 몇 년 전엔 생각도 못했던 일이지만 이렇게 잘 하고 있어요.
조금더 나아가 이젠 내 집을 바꿔볼 생각이에요. 상상력을 주는 집.. 집.. 집 집...Home that I can get ide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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