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국정원장의 독대보고를
한 번도 받으신 적이 없습니다.
필요한 보고는 다 받으셨지만,
누군가 있는 자리에서 받았다는 뜻입니다.
비서실장이나, 관련 보좌관이나, 관련 장관이나,
제3자가 있는 자리에서만 보고를 받으셨습니다.
국정원 쪽에서는 불법적인 활동을 통해서
얻은 정보가 있다하더라도 보고할 수 없죠.
그러면 왜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원장 독대 보고를 받지 않았을까?
그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알기를 권력기관을 민주화하기 위해서
또는 권력기관을 제자리 돌려놓기 위해서
또는 정치 사찰을 하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알고 계시죠?
실제 국정원장 독대 보고를 받지 않은 것은
그보다 심각한 이유가 있습니다.
국정원장 독대보고는 김대중 대통령도 받으셨고,
노무현 대통령은 안 받으셨고,
이명박 대통령은 정례보고 뿐 아니라
수시보고도 받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필요하면 국세청장도 독대보고를 받는데
국정원장도 안 받겠어요?
국정원장의 독대보고를 받으면 일이 어떻게 되냐면,
권력의 속성인데요, 재미난 일이 벌어집니다.
국정원장의 독대보고에는 합법적, 비합법적으로
수집한 정보가 다 들어있을 수 있습니다.
국정원은 손이 안 미치는 곳이 없습니다.
언론사, 민간기업, 정부기관, 공기업,
정부 산하 기관까지 손이 다 뻗쳐 있습니다.
방대한 조직을 가지고 있죠.
예컨대, 제가 보건복지부에서 장관을 하는데,
국무회의, 장관회의에 보고할 내용을 준비합니다.
그러면 국정원 조정관이 보건복지부 안에서
돌아가는 일을 미리 파악을 합니다.
그래서 보고서를 국정원으로 보냅니다.
국정원은 전문가가 많습니다.
국정원은 각 부처에서 보고를
준비하고 있는 내용을 파악하고
보고 내용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평가까지 덧붙여 보고서를 냅니다.
그런데 장관들은 이 사실을 다 압니다.
국정원이 대통령한테 올리는 보고서에는
장관이 보고해야 할 내용에 대해서
미리 다 보고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이미 다 알고 나온다’,
심지어는 ‘보고 내용에 대한 평가까지
다 들어있다‘, 이렇게 되는 겁니다.
보고 할 맛이 나겠어요?
대통령이 내용을 다 기억하진 못합니다.
보고를 듣다가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한마디 하면
장관은 ‘이미 다 파악하고
평가를 한 것이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받아 적기 바쁩니다.
텔레비전에 국무회의, 장관회의 풍경을 보면
대통령이 말하고 장관들이 받아 적죠.
적어서 ‘대통령의 깊은 뜻이 여기에 있다’
이렇게 부에 돌아가서 시국장을 모아놓고
‘각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쭉 내려가는 겁니다.
정부 각처가 무력화되고
자율성을 상실한다는 뜻입니다.
장관들이 위로 대통령만 쳐다보게 됩니다.
대통령이 만사를 다 아는 사람이 아닌데,
회의하다 무심코 한 말이
대통령의 지침이 되어서 내려갑니다.
국정이 망가집니다.
이 위험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단순히 국정원을 정치 사찰을 못하게 하고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독대보고를 안 받으신 것이 아니고
분권과 자율, 이런 원칙에 따라서
정부의 각 부처를 총괄하고 있는 장관들이
독자성과 자율성을 가지고 부처를 운영하고
총리실과 청와대가 협조하면서
헌법과 법률에 의해서 자율적으로
정부가 잘 운영되기 위해서
국정원의 독대보고를 안 받으신 겁니다.
7조원 규모로 수자원공사에 맡겨 놓고
수자원 공사가 돈을 빌려서 하고
그 이자는 정부가 내는 식으로 하고 있거든요.
뉴스에 나오는 800억인가 하는
수자원 공자 이자 지원이 그 얘깁니다.
그런데 수자원공사법 상 그 사업을 하면 안 되는 겁니다.
각종 불법, 탈법, 편법으로
밀어 붙이는 4대강 사업이
왜 국민이 80%가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가는지 이해 안되시죠?
지금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되시죠?
이것이 국정을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국정원이 나쁜 조직이라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국정원, 정보기관을 필요합니다.
그러나 정보기관은 합법적인 수단을
통해서 활동을 해야 하고,
간혹 불법을 하는 경우에도
절대 들키면 안 됩니다.
대통령이 권력기관, 정보기관,
막강한 기관의 독대보고를 수시로 받는 이상은
정부 부처들이 자율성을 가지고
사업의 타당성, 효율성, 합리성 여유를
따져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정례보고 뿐 아니라
독대보고도 필요하면
수시로 받는다고 듣고 있습니다.
너무나 잘 정리된 보고서들이 오기 때문에
대통령이 한번 의지하기 시작하면
대통령이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국정원의 보고서가 국가를 통치하게 됩니다.
이명박 정부의 국가 운영 방식은
대통령의 특이한 퍼스낼러티(personality).
‘그건 내가 잘 알아. 그건 내가 해 봤어.’
그것은 장관도 하면 절대 안 되는 겁니다.
그 문제는 내가 잘 안다고 하면
공무원은 절대 다시 보고 하지 않고,
새로운 제안을 가져오지 않습니다.
장관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 눈치만 봅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어법이시죠.
‘내가 노점상 해봤는데.
내가 막노동 해봤는데.
내가 학생운동 해봤는데.’
안 해 본 것이 없어요.
‘토목도 내가 해봤는데.’
그래서 이렇게(4대강 사업)가는 겁니다.
스스로 만능의 장인이세요.
공무원들이 보고를 할 수 없습니다.
이 문제는 이런 관점에서 타당성을 검토하자는
공무원은 바로 옷 벗는 겁니다.
이 독주, 독선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선거로 심판하는 겁니다.
국민 여론이 80% 반대해도 꿈쩍도 안합니다.
‘몰라서 그래, 오해해서 그래. 잘 설명할게.’
텔레비전에 나와서 설명했는데 납득이 되었습니까?
그것이 기본적인 대통령의 퍼스낼러티고,
여기에 권력기관장의 독대보고가 결합되어 있고,
정부 부처가 자율성과 독립성을
상실하고 종속되어 버렸습니다.
이 시스템에서 조중동과 같은
메이저 언론에서 떠받들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말로는 설득할 수 없습니다.
야당이 대변인 성명, 기자회견을 아무리 해봐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선거로)권력을 박탈하는 겁니다.



